Ⅱ.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응급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임상 경력 6개월 이상인 1급 응급구조사를 대상으로 전문직 간 협업 능력이 조직몰입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이 관계에서 심리적 임파워먼트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서술적 조사연구이다.
2.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전국 응급의료기관에 근무하며 임상 경력 6개월 이상인 1급 응급구조사를 대상으로 하였다. 대상자 수는 G*Power 3.1.9.2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중간 효과크기(f2=0.15), 유의수준 0.05, 검정력 0.95, 예측변수 6개를 기준으로 산정한 결과 최소 146명으로 산출되었다. 이에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총 236부의 설문지를 회수하였으며, 이 중 불성실 응답, 무응답, 연구 대상 기준 미충족 사례 및 중복된 개인코드가 확인된 60부를 제외하고 최종 176명을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근무지역은 광역시 및 특별시와 광역시 및 특별시 외 지역으로 구분하였다. 광역시 및 특별시에는 S특별시 64명, I광역시 15명, B광역시 13명, D1광역시 10명, G광역시 9명, D2광역시 9명, U광역시 5명, S특별자치시 2명이 포함되었으며, 광역시 및 특별시 외 지역에는 G1도 32명, J도 5명, G2도 3명, K특별자치도 2명, J특별자치도 2명, C1도 2명, C2도 2명, G3도 1명이 포함되었다.
3. 자료수집 방법
본 연구는 국립공주대학교 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로부터 심의면제 승인(승인번호: KNU_IRB_2025 -071)을 받은 후 진행하였다. 자료수집 기간은 2025년 7월 11일부터 7월 13일까지였으며, 구글폼(Google forms)을 이용한 온라인 자가 보고식 설문조사 방식으로 실시하였다. 연구 대상자는 전국 응급의료기관에 근무하며 임상 경력 6개월 이상인 1급 응급구조사로 설정하였다. 대상자 모집은 네이버 밴드와 네이버 카페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설문 참여 전 연구의 목적과 취지, 자발적 참여, 연구 참여자의 권리, 익명성 보장 및 자료 활용 범위에 대해 안내하였다. 설문조사는 연구 참여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대상자에 한하여 실시하였으며, 총 236부의 응답을 수집하였다. 수집된 자료 중 불성실 응답, 무응답, 연구 대상 기준 미충족 사례 및 중복된 개인코드가 확인된 자료 60부를 제외하고, 최종 176부를 분석에 활용하였다.
4. 연구도구
본 연구는 일반적 특성 8문항과 함께 전문직 간 협업 능력 20문항, 심리적 임파워먼트 12문항, 조직몰입 18문항으로 구성한 총 58문항의 구조화된 설문지를 사용하였다. 각 도구는 원저자 승인 후 번역-역번역(Back-translation) 절차를 거쳐 의미 및 개념 등가성을 확인하였고, 응급구조학 전공 교수 1인과 임상 경력 3년 이상의 1급 응급구조사 3인의 전문가 검토를 통해 문항의 명확성과 국내 응급의료 환경 적합성을 점검하였다.
1) 전문직 간 협업 능력
전문직 간 협업 능력은 Archibald 등[
17]이 개발한 Interprofessional collaborative competency attainment survey(ICCAS)를 사용하였다. 본 도구는 의사소통, 협력, 역할과 책임, 환자·가족 중심 접근, 갈등 관리, 팀 기능의 6개 영역, 총 2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Likert 7점 척도로 개발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와의 비교를 위해 5점 척도로 변형하여 사용하였고, 임상 실무 경험을 가진 대상자의 현재 협업 능력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단일 시점(Post-only) 방식으로 측정하였다. 개발 연구에서 신뢰도는 사전조사 Cronbach’s α=.96, 사후조사 Cronbach’s α=.98로 보고되었으며, 본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93이었다.
2) 심리적 임파워먼트
심리적 임파워먼트는 Spreitzer[
18]가 개발한 Psychological empowerment scale(PES)을 사용하였다. 본 도구는 의미성, 유능감, 자율성, 영향력의 4개 하위 요인으로 구성되며, 각 3문항씩 총 12문항이다. Likert 7점 척도로 개발되었으나,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와의 비교를 위해 5점 척도로 변형하여 사용하였다. 개발 연구에서 전체 신뢰도는 Cronbach’s α=.72로 보고되었으며, 본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87이었다.
3) 조직몰입
조직몰입은 Meyer 등[
19]이 개발한 Revised organizational commitment questionnaire(Revised-OCQ)를 사용하였다. 본 도구는 정서적 몰입, 지속적 몰입, 규범적 몰입의 3개 하위 요인으로 구성되며, 각 6문항씩 총 18문항이다. Likert 7점 척도로 개발되었으나, 본 연구에서는 연구 간 비교를 위해 5점 척도로 변형하여 사용하였다. 개발 연구에서 하위 요인별 신뢰도는 정서적 몰입 .82, 지속적 몰입 .76, 규범적 몰입 .80으로 보고되었으며, 본 연구에서 전체 Cronbach’s α는 .86이었다. 하위 요인별 신뢰도는 정서적 몰입 .84, 지속적 몰입 .62, 규범적 몰입 .85였다.
5. 분석방법
수집된 자료는 IBM SPSS Statistics for macOS Version 27.0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1)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및 직무관련 특성은 빈도, 백분율로 분석하였다.
2) 전문직 간 협업 능력, 심리적 임파워먼트, 조직몰입 수준은 평균과 표준편차로 분석하였다.
3) 일반적 특성 및 직무관련 특성에 따른 전문직 간 협업 능력, 심리적 임파워먼트, 조직몰입의 차이는 t-test와 ANOVA로 분석하였으며, 집단 간 차이는 Scheffé 검정을 실시하였다.
4) 전문직 간 협업 능력, 심리적 임파워먼트, 조직몰입 간의 관계는 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로 분석하였다.
5) 조직몰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중회귀분석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6) 전문직 간 협업 능력이 조직몰입에 미치는 영향에서 심리적 임파워먼트의 매개효과는 Hayes[20]의 PROCESS macro(Model 4)와 부트스트래핑 5,000회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간접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은 95% 신뢰구간(LLCI-ULCI)에 0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유의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분석 시 연령, 응급의료기관 분류, 의료기관 종별, 총 임상경력을 통제변수로 포함하였다.
Ⅳ. 고 찰
본 연구에서는 응급의료기관에 근무하는 1급 응급구조사를 대상으로 전문직 간 협업 능력과 조직몰입 간의 관계를 규명하고, 그 과정에서 심리적 임파워먼트의 매개 효과를 파악함으로써 응급구조사의 조직 성과 증진과 인력 관리를 위한 실천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 결과, 1급 응급구조사의 전문직 간 협업 능력은 5점 만점에 평균 4.13±.62점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Kim[
11]의 응급실 경력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의 3.68±.73점보다 높은 수치이다. 하위 요인별로는 역할과 책임(4.16±.67점)과 갈등관리 및 해결(4.16±.69점)이 가장 높았으며, 협력(4.07±.75점)이 상대적으로 가장 낮았다. 특히 총 임상 경력이 6년 이상인 집단(4.39±.32점)이 2년 미만의 초기 경력자(3.93±.77점)보다 유의하게 높은 협업 능력을 나타냈는데(F=3.622,
p=.014), 이는 전문직 간 협업이 임상 현장에서의 반복적인 상호작용과 경험을 통해 발현되는 실천적 역량임을 뒷받침한다. 또한 권역응급의료센터 근무자의 협업 능력(4.32±.40점)이 지역응급의료센터(3.94±.67점) 및 지역응급의료기관(4.03±.82점)보다 유의하게 높게 나타난 결과(F=7.750,
p=.001)를 통해, 중증도가 높고 복합적인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환경일수록 체계화된 협업 프로토콜[
8]이 응급구조사의 협업 능력을 강화하는 구조적 토대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심리적 임파워먼트는 평균 4.08±.64점으로 나타나, 국내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Lee 등[
21]의 연구 결과인 3.77±.57점이나 Wang 등[
22]의 국외 선행연구의 범위보다 높게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총 임상 경력(F=8.772,
p<.001)과 근무 유형(F=4.223,
p=.016)에 따른 차이이다. 6년 이상의 숙련된 응급구조사는 높은 유능감을 바탕으로 직무에 대한 자율성을 더 크게 지각하는 반면, 초기 경력자는 역할 모호성으로 인해 심리적 위축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3교대 근무자가 기타 근무형태(2교대, 24시간 근무 등)보다 높은 임파워먼트를 보인 것은, 3교대 체계가 장시간 연속 근무나 당직 위주의 근무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계적인 인력 배치와 팀 내 동료 지지가 가능한 구조적 안정성을 제공함으로써, 직무 수행에 대한 심리적 자원을 보호하는 데 기여한 결과로 풀이된다.
심리적 임파워먼트의 하위 요인별로는 의미성(4.23±.78점)과 유능감(4.22±.71점)이 높은 점수를 기록한 반면, 영향력(3.90±.87점)은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응급구조사가 생명 유지의 최전선에서 업무의 가치와 전문적 자부심은 강하게 느끼고 있으나, 조직의 의사결정이나 운영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의사 중심의 위계 구조와 법적 권한의 제한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6,
7].
특히 Jang과 Baek[
6]의 연구에서도 지적되었듯, 병원 내 응급구조사의 낮은 조직 재량권과 권한 부족은 이들의 심리적 임파워먼트 중 영향력 인식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판단된다. 최근 1급 응급구조사의 업무 범위가 19종으로 확대된 제도적 변화[
7]가 단순히 업무량의 증가로 받아들여지지 않기 위해서는, 병원운영위원회 등 조직 차원의 의사결정 과정에 응급구조사의 참여를 확대하여 실질적인 영향력을 제고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한 것으로 사료된다.
조직몰입은 평균 3.71±.67점으로 나타났으며, 하위 요인 중 정서적 몰입(3.92±.88점)이 가장 높고 지속적 몰입(3.58±.73점)이 가장 낮게 확인되었다. 지속적 몰입은 조직을 떠날 경우 발생하는 기회비용이나 매몰 비용에 대한 인식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정의되는데[
19,
23], 본 연구에서 이 요인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것은 1급 응급구조사들이 과거의 투자 비용 때문에 수동적으로 잔류하기보다는 직무의 가치, 동료애, 전문직 정체성과 같은 정서적 유대에 의해 조직에 머무르는 경향이 강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Meyer 등[
19]의 조직몰입 척도는 전체 Cronbach’s α=.86으로 높은 내적 일관성을 확보하였다. 하위 요인별로는 규범적 몰입(.85)과 정서적 몰입(.84)이 높은 신뢰도를 보인 반면, 지속적 몰입은 .6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최소 수용 기준은 충족하나, 다른 하위 요인에 비해 응답 일관성이 낮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조직문화 맥락에서 지속적 몰입이 정서적·규범적 몰입과 구별되어 작동할 가능성을 제시한 Ko 등[
24]과 Lee 등[
25]의 연구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실제로 본 연구에서도 지속적 몰입은 다른 하위 요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응급구조사들의 조직 잔류 동기가 지속적 몰입(continuance commitment), 즉 조직을 떠날 경우 발생하는 비용을 고려한 ‘필요에 의한(Need to)[
23]’ 차원에 머물러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정서적 유대가 약화될 경우 조직에 남아야 할 구조적 유인이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조직 이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보상이나 기회비용을 강조하는 전략보다는, 구성원의 정서적 애착을 강화하고 전문성을 존중하는 조직문화 및 지지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접근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주요 변수 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전문직 간 협업 능력은 심리적 임파워먼트(r=.868, p<.001) 및 조직몰입(r=.671, p<.001)과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심리적 임파워먼트와 조직몰입(r=.712, p<.001) 간에도 유의한 상관이 확인되었다. 특히 전문직 간 협업 능력과 심리적 임파워먼트 간의 상관계수(r=.868)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두 변수 간 개념적 중첩 또는 다중공선성(multicollinearity)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공선성 진단 결과, 모든 독립변수의 분산팽창지수(Variance inflation factor, VIF)가 1.103~5.325 범위로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기준치인 10을 초과하지 않아 다중공선성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이론적 측면에서 전문직 간 협업 능력은 타 직종과의 상호작용 및 역할 조정을 포함하는 외재적 수행 역량, 즉 실천적 기술(Skill)에 해당하는 반면[
17], 심리적 임파워먼트는 직무 수행 과정에서 개인이 지각하는 의미성, 자기결정성, 유능감, 영향력 등을 포함하는 내재적 동기 상태, 즉 심리적 기제로 개념화된다[
18]. 따라서 두 변수는 높은 상관관계에도 불구하고 개념적으로 구별되는 독립적인 구성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다중회귀분석 결과, 심리적 임파워먼트는 조직몰입에 가장 강력한 정적 영향을 미치는 예측 요인으로 확인되었으나(β=.509, p<.001), 전문직 간 협업 능력은 직접적인 영향력이 유의하지 않게 나타났다(β=.198, p=.076). 이는 단일 회귀모형에서는 협업 능력의 영향이 독립적인 직접효과로 나타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또한 지역응급의료기관 근무자는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비해 조직몰입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β=-.216, p=.002), 이는 근무 환경 및 조직 지원 수준의 차이가 조직 태도 형성에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PROCESS macro(Model 4)를 활용한 매개효과 분석 결과, 전문직 간 협업 능력의 총효과(B=.662, 95% CI [.542, .781],
p<.001)와 직접효과(B=.231, 95% CI [.007, .455],
p=.043)가 모두 유의하게 나타났으며, 협업 능력은 심리적 임파워먼트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치고(B=.874,
p<.001), 심리적 임파워먼트 또한 조직몰입에 유의한 영향을 보였다(B=.493,
p<.001). 특히 간접효과는 B=.430(95% CI [.154, .686])으로 확인되어, 신뢰구간에 0이 포함되지 않아 통계적으로 유의한 매개효과가 검증되었다[
20].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면, 전문직 간 협업 능력은 조직몰입에 직접적으로 작용하기보다는 심리적 임파워먼트를 통해 그 영향이 전달되는 간접적 경로가 핵심 기제로 작용함을 의미한다. 또한 간접효과(B=.430)가 총효과(B=.662)의 약 65%를 설명한다는 점은 협업 능력의 영향이 주로 매개 경로를 통해 발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다시 말해, 응급구조사가 타 직종과의 협업 과정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팀 내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인식할 때, 이러한 경험은 의미성·유능감과 같은 내적 동기 요인을 강화하고, 결과적으로 조직에 대한 정서적 애착을 증진시키는 기제로 작용한다. 이러한 결과는 협업 역량과 심리적 임파워먼트가 조직 태도 형성 과정에서 구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지지하는 실증적 근거라 할 수 있다.
종합하면, 본 연구는 응급의료기관에 근무하는 1급 응급구조사의 전문직 간 협업 능력이 심리적 임파워먼트를 매개로 조직몰입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경로를 실증적으로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특히 연령(35세 이상)과 응급의료기관 유형(권역응급의료센터)이 조직몰입의 유의한 예측 변수로 나타난 결과는 경력 수준과 근무 환경의 차이가 조직 태도 형성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경력이 낮은 초기 응급구조사 및 지역응급의료기관 근무자를 대상으로 한 협업 기반 임파워먼트 강화 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나아가 응급구조사의 전문성이 제도적으로 인정되고 의사결정 참여가 보장되는 조직 환경이 조성될 경우, 전문직 간 협업은 내적 동기를 강화하는 기제로 기능하여 조직몰입 증진과 응급의료체계의 안정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