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과거에는 119구급대원의 현장 업무로 이송(Transport)이 주로 강조되었지만, 최근에는 평가(Assessment), 처치(Treatment), 중증도 분류(Triage) 역시 중요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구급대원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119구급대원은 환자의 중증도를 정확히 판단하고 이에 맞춰 적절한 처치와 이송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환자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1].
병원 전 단계의 환자평가 결과는 중증도 분류, 응급처치의 시행, 이송 병원의 선정에 영향을 미친다[2]. 하지만 선행연구에 따르면 119구급대원들의 병원 전 단계에서의 환자평가 역량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Jang 등[3]의 연구에서는 구급대원이 심근경색을 인지하는 데 있어서 민감도가 24.0%, 특이도가 28.9%를 보였으며, Seo 등[4]의 연구에서는 아나필락시스 임상 증상을 인지하고 판단하는 평가 항목에 대한 구급대원의 정답률이 29.4%로 보고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119구급대원들이 응급상황에서 다양한 증상을 인지하고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에 Na 등[5]의 연구에서는 환자평가 역량 중 주증상을 파악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119구급대원 교육과정에서 이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하였다. 또한 Jeong 등[6]의 연구에서는 의식 저하가 동반된 뇌졸중 환자에서 119구급대원의 병원 전 뇌졸중 평가 양성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에 따라 병원 전 뇌졸중 평가의 민감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교육으로 구급대원의 경력과 역량에 맞는 적절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환자평가 교육과정은 구급대원의 전문성과 역량을 향상시켜 응급상황에서의 환자평가와 응급처치 능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Pollock 등[7] 연구에 따르면, 환자평가는 구급대원이 평생동안 꾸준히 교육받아야 할 중요한 기술로 언급되었다. 하지만 현재 소방기관에서는 환자평가만을 학습 목적으로만 하는 별도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환자평가 교육은 119구급대원의 교육과정인 「전문구급대원과정」의 한 부분으로 포함되어 있지만, 현행 교육과정의 효과성을 확인하기 위한 선행연구는 부족한 상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가직무능력표준(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NCS)에 명시된 환자평가 역량[8]과 관련하여 현재의 교육과정인 「전문구급대원과정」에서 환자평가 교육과정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파악하고자 하였다. 또한 분석적 계층화 과정(Analytic hierarchy process, AHP) 기법을 활용하여 환자평가 관련 교육내용, 교수법, 평가 방법의 상대적 중요도를 비교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현행 교육과정과 AHP 기법 분석 결과의 차이를 파악하여 환자평가 교육과정을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II.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에서는 국가직무능력표준 학습 모듈(NCS 학습 모듈)을 이용하여 119구급대원 대상으로 한 현행 환자평가 교육과정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현행 교육과정은 NCS 학습 모듈과 관련하여 어떤 교육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해당 교육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얼마나 시간을 할당하는지, 그리고 어떤 교수법과 평가 방법을 사용하는지를 파악하였다.
또한 환자평가 교육내용, 교수법, 평가 방법의 상대적 중요도를 비교하기 위해 119구급대원을 대상으로 AHP 기법을 적용한 횡단적 설문조사(Cross-sectional survey)를 실시하였다.
2. 연구 대상 및 자료수집
1) NCS 학습 모듈에 따른 현행 환자평가 교육과정 분석
2) AHP 기법 설문조사
Saaty[12]는 AHP 적용을 위해서 분석 분야의 실무와 전문성을 가진 동질적인 특성을 가진 연구 대상인 경우 10명 이내의 대상만 확보하여도 AHP를 수행하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연구참여자의 동질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급대원으로 5년 이상 근무 경력이 있으며, 「전문구급대원과정」을 실제 수료한 119구급지도관을 연구대상자로 선정하였다. 119 구급지도관은 구급대원을 대상으로 상시교육이 가능한 사내 강사로, 구급 업무를 수행하고 소방청장이 실시하는 전문교육 양성 과정을 수료함으로써 자격을 인증받는다[13]. 소방기관의 공문서를 통해 예비 연구대상자 명단을 취합하였고, 명단에 포함된 대상자에게 전화 또는 e-메일을 통해 연구의 취지를 설명하고 연구 참여가 가능한지 회신을 요청하였다. 이들 중 연구 참여에 동의 의사를 밝힌 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하였다.
대상자의 수가 30명 이상일 경우 AHP 설문조사 결과 값이 정규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하기 용이하기 때문에[14] 연구대상자를 30명 이상으로 설정하였다. 연구 참여에 동의한 34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직접 방문 혹은 e-mail 발송을 통해 배포하였고, 이 중 30부가 회수되었으며 불성실한 응답이 포함된 설문지는 없었으므로 30부의 설문지를 분석에 이용하였다.
3. 연구도구
1) AHP 기법
AHP 기법의 계층적 구조화(Hierarchical structuring), 쌍대비교를 통한 평가(Judgement), 평가 결과의 결합(Synthesis) 3단계 과정을 순차적으로 수행하였다[15].
(1) 계층적 구조화
계층적 구조화 시 각 수준(Level)은 구조구급 NCS 학습 모듈[8]에 근거하여 환자평가 관련 교육내용으로 설정하였다. Level 1은 학습명, Level 2는 학습 내용으로, Level 3은 학습 목표로 설정하였다. 최종 목표(Ultimate objective)는 환자평가 교육과정에서 교육내용·교수법·평가 방법의 상대적 중요도 파악으로 설정하였고, 대안 요소(Alternative)는 최종적으로 선정해야 하는 교수법, 평가 방법의 요소들을 배치하였다<Fig. 1>.
학습명(Level 1)에는 구조구급 NCS 학습 모듈 상 환자평가 부분에 속하는 학습명을 추출하였다. 학습 내용(Level 2)은 학습명(Level 1)의 하위에 위치하는 학습 내용들을 추출하였고, 학습 목표(Level 3)는 학습 내용(Level 2)들의 하위에 위치하는 학습 목표를 추출하였다.
환자평가 교육과정에서 적절한 교수법을 파악하기 위해, 교수법의 대안 요소로 강의식 수업, 토론 및 발표수업, 술기 중심 개별 실습, 시나리오 기반 팀훈련을 선정하였다. 이는 현재 운영 중인 「전문구급대원과정」에서 사용되는 교수법[10]과 구조구급 NCS 학습 모듈에서 권장하는 교수법[8]을 비교하여 선정하였다. 또한 Mitchell 등[16], Jin & Bridges[17], Williams[18]와 같은 선행연구를 통해 교육적 효과가 입증된 사례 기반 학습(Case-based learning, CBL) 또는 문제 기반 학습(Problem-based learning, PBL)과 같은 토론 및 발표수업을 포함하였다. 학습 내용(Level 2)을 기준으로 각 학습 내용의 교수법 대안 요소 4개를 쌍대비교 하였다.
마찬가지로 환자평가 교육과정에서 적절한 평가 방법을 파악하기 위해, 평가 방법의 대안 요소로 필기시험, 체크리스트를 통한 실기 평가, 자가 평가 보고서를 선정하였다. 현행 「전문구급대원과정」에서 기존에 사용 중인 평가 방법은 체크리스트를 통한 실기 평가였으며[10], 구조구급 NCS 학습 모듈 상 환자평가 부분에서 권장하고 있는 평가 방법은 필기시험, 체크리스트를 통한 실기 평가, 자가 평가 보고서였다[8]. 학습 내용(Level 2)을 기준으로 각 학습 내용의 평가 방법 대안 요소 3개를 쌍대비교 하였다. 상기 과정을 통해서 구조화된 계층 모형은 구급지도의사 1인, 응급구조학과 교수 1인, 소방학교 구급교관 3인에게 검수를 받았다.
(2) 쌍대비교를 통한 평가
AHP는 상대적 중요도를 평가하기 위해 쌍대비교(Pairwise comparison)라는 개념을 사용하는데, 쌍대비교는 두 가지 대안 또는 요소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중요한지를 평가하는 과정을 말한다[15]. 각 요소에 대한 상대적 중요도를 추정하기 위해 nC2 회의 쌍대비교를 수행한다[12]. 환자평가 교육내용(학습·학습 내용·학습 목표) 간 상대적 중요성, 학습 내용(Level 2)별 교수법 및 평가 방법 사이의 상대적 적합성 등을 평가할 수 있도록 설문지의 문항 중 일부를 총 37개 쌍대비교행렬(Pairwise comparison matrix) 표로 구성하였다.
쌍대비교행렬 표의 평가에 9점 비례척도를 이용하였다. A 요인이 B 요인에 비해서 극히 중요한 경우는 9점, 매우 중요한 경우는 7점, 중요한 경우는 5점, 약간 중요한 경우는 3점, 비슷한 경우는 1점을 부여하였다. 또한 단방향성이 아닌 양방향성 9점 비례척도를 이용하였다. 역수로 구성된 9점 비례척도는 B 요인이 A 요인에 비해서 극히 중요한 경우는 1/9점, 매우 중요한 경우는 1/7점, 중요한 경우는 1/5점, 약간 중요한 경우는 1/3점, 비슷한 경우는 1점을 부여하였다.
(3) 평가 결과의 결합
AHP의 쌍대비교를 이용하여 각각의 학습 등, 교수법, 평가 방법 사이의 상대적 중요도를 측정하고, 이후 산출된 상대적 중요도에 대한 신뢰도는 일관성 비율(Consistency ratio, CR)을 통해서 검정하였다. 일관성 비율은 일관성 지수(Consistency index, CI)를 무작위 지수(Random index, RI)로 나누어 계산한다[19].
2) 설문지의 구성
설문지는 총 43개 문항으로 4개 부분(Part)으로 구성하였다. Part 1에서는 AHP 기법에 대한 설명과 참고 자료를 제시하였다. Part 2에서는 설문 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성을 묻는 주관식 문항 또는 오지선다형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Part 3에서는 환자평가와 학습 모듈 간 중요성, 학습·학습 내용·학습 목표 간 중요성, 학습 내용별 교수법 적절성, 학습 내용별 평가 방법 적절성에 대한 쌍대비교행렬 표로 구성하였다. 구성된 설문 문항은 구급지도의사 1인과 응급구조학과 교수 1인, 소방학교 구급교관 3인에게 검수를 받았다.
4. 분석 방법
1) NCS 학습 모듈에 따른 현행 환자평가 교육과정 분석
「전문구급대원과정」 중 환자평가와 관련된 교육내용을 환자평가 NCS 학습 모듈을 기준으로 분류하였다. 특정 교육내용이 NCS 환자평가 학습 모듈 중 어느 학습 내용에 속하는지 분류한 후 학습 내용별 교육 시간을 파악하였다. 교수법은 이론, 실습으로 구분하였으며, 학습 내용별 교수법에 대한 교육 시간을 확인하였다.
2) AHP 기법 설문조사
설문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빈도와 백분율을 통해 분석하였다. 상대적 중요도 및 일관성 비율의 산출은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Excel, Microsoft®, USA)을 사용하였다. 상대적 중요도는 상대적 가중치 계산 수식을 적용하였고(수식 : A⋅w = n⋅w), 119 구급지도관 30명의 개별 쌍대비교행렬 데이터를 합산하기 위해 Saaty가 제안한 기하평균법을 사용했다.
일관성 비율은 일관성지수(CI)와 무작위지수(RI)를 통해 계산하였다(수식 : CR = CI / RI × 100 (%)). 일관성 비율이 0.1 미만이면 쌍대비교는 합리적인 일관성을 갖는 것으로 판단하고, 0.2 이내일 경우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의 비일관성을 갖는 것으로 판단한다. 0.2를 초과하는 경우는 일관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 가능하다[19].
III. 연구결과
1. 현행 교육과정과 국가직무능력표준 교육과정 간 비교
현행 「전문구급대원과정」 중 학습명(Level 1) 계층에서 각 학습 요인에 배정된 교육 시간은 ‘환자 상태 평가’가 19시간(70.5%), ‘평가용 장비 활용’이 7시간(25.9%), ‘현장 조사 및 중증도 분류’가 1시간(3.7%)이다. 학습 내용(Level 2) 계층은 총 10개 요인의 학습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27시간의 환자평가 교육과정 중 ‘내·외과적 환자평가’는 9시간(33.3%), ‘신체검진’은 6시간(22.2%), ‘심전도 측정’은 5시간(18.5%), ‘기록과 보고’는 3시간(11.1%)이 배정되어 있고, ‘활력징후 측정’을 비롯한 나머지 학습 내용들은 1시간 혹은 그 이하의 시간이 배정되어 있다.
환자평가 관련 교육과정 중 평가 시간을 제외한 24시간의 교수법은 이론 수업이 7시간(29.2%), 시나리오 기반 팀훈련이 9시간(37.5%), 술기 중심 개별 실습 훈련이 8시간(33.3%)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평가 시간은 3시간으로 체크리스트를 통한 실기 평가 방법으로만 진행하고 있다<Table 1>.
Table 1
2. AHP 기법
1) 설문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성별은 남자가 56.7%(17명), 여자가 43.3%(13명)로 남자가 여자보다 많았으며, 연령은 35세 이상 40세 미만이 36.7%(11명), 40세 이상 45세 미만이 36.7%(11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보유 자격 현황은 1급 응급구조사가 90.0%(27명), 간호사 10.0%(3명)였다. 119구급대원 교육과정 참여 시 역할은 교육자가 70.0%(21명)로 학습자 30.0%(9명)보다 많았다. 구급대원 근무 기간은 10년 이상 15년 미만이 50%(15명)로 가장 많았다<Table 2>.
Table 2
2) 교육내용의 중요도 평가
AHP 설문조사 결과상 학습명(Level 1) 간 중요도 비교 결과는 ‘환자 상태 평가’가 1순위(0.637), ‘현장 조사 및 중증도 분류’가 2순위(0.232), ‘평가용 장비 활용’이 3순위(0.130)로 평가되었다. 일관성 비율은 0.1 이하로 합리적인 일관성을 갖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학습 내용(Level 2) 간 중요도 비교 결과는 ‘현장 조사 및 중증도 분류’에서 1순위는 ‘중증도 분류’(0.648), ‘환자 상태 평가’에서 1순위는 ‘활력징후 측정’(0.330), ‘평가용 장비 활용’에서 1순위는 ‘혈압 측정’(0.366)으로 평가되었다. ‘현장 조사 및 중증도 분류’의 학습 내용(Level 2)에는 비교 하위요소가 2개이다. 평가 요소가 2개인 경우 무작위지수(RI)는 0이 되어 일관성 비율을 구할 수 없다. ‘현장 조사 및 중증도 분류’를 제외한 나머지 학습 내용(Level 2)의 중요도 비교에서 일관성 비율은 모두 0.1 이하로 나타나 합리적인 일관성을 갖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학습 내용(Level 2)에는 ‘현장 조사’ 등 10개 학습 내용이 있다. 이 중 종합 중요도는 1순위 ‘활력징후 측정’(0.210), 2순위 ‘신체검진’(0.187), 3순위 ‘내·외과적 환자평가’(0.174) 등 순으로 나타났다. 하위 순위는 8순위 ‘맥박산소포화도 측정’(0.038), 9순위 ‘심전도 측정’(0.186), 10순위 ‘혈당 측정’(0.019) 등 순으로 나타났다<Table 3>. ‘활력징후 측정’의 학습 내용(Level 2)에는 맥박, 호흡, 체온, 모세혈관 재충혈을 포함한 피부 상태, 동공, 혈압에 대한 이론적 지식을 주로 다루며, ‘맥박산소포화도 측정’의 학습 내용(Level 2)에는 맥박산소포화도측정기를 사용하는 방법과 측정값을 판단하고 그에 따른 처치를 수행하는 것까지 포함되어 있다[8].
Table 3
3) 교수법의 적절성 평가
학습 내용(Level 2)별 교수법에서 ‘현장 조사’, ‘중증도 분류’, ‘내·외과적 환자평가’는 시나리오 기반 팀훈련이 1순위로 가장 적절한 교수법으로 평가되었다. 위의 세 가지 외 7개 학습 내용에서는 술기 중심 개별 실습이 1순위로 가장 적절한 교수법으로 평가되었다. 모든 학습 내용에서 일관성 비율은 모두 0.1 이하로 나타나 합리적인 일관성을 갖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Table 4>.
Table 4
4) 평가 방법의 적절성 평가
학습 내용(Level 2)별 평가 방법에서 체크리스트를 통한 실기 평가가 모든 학습 내용에서 1순위로 나타나 가장 적절한 평가 방법으로 평가되었다. ‘중증도 분류’, ‘내·외과적 환자평가’에서 평가 방법 적절성 2순위는 필기시험으로 확인되었고, 위 두 가지 외 나머지 8개 학습 내용에서는 평가 방법 적절성 2순위로 자가 평가 보고서가 확인되었다. 모든 학습 내용에서 일관성 비율은 모두 0.1 이하로 합리적인 일관성을 갖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Table 5>.
Table 5
IV. 고 찰
본 연구는 현재 운영 중인 환자평가 관련 교육과정이 NCS 학습 모듈을 기반으로 교육내용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얼마나 시간을 할당하였는지 분석하였다. 또한 AHP 기법을 이용하여 환자평가 관련 교육내용, 교수법, 평가 방법의 우선순위를 파악함으로써 119구급대원의 수요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119구급대원들은 환자평가 교육내용상 학습명(Level 1) 계층의 요인 중에서 ‘환자 상태 평가’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하였다. Jo 등[2]은 병원 전 단계의 환자평가에는 환자의 병력 청취, 의식 상태의 평가 및 활력징후의 측정, 신체검진 등이 포함되고, 이러한 환자평가가 적절한 중증도 분류와 응급처치의 시행, 이송 병원의 결정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즉 병원 전 단계에서 119구급대원에 의한 환자 상태 평가의 임상적 중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본 연구 결과에서 환자 상태 평가의 중요성이 높게 평가된 것은 병원 전 단계 응급의료체계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국내 현실에서 119구급대원에 의한 환자 상태 평가의 임상적 중요성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환자 상태 평가’ 교육의 강화와 함께 학습명(Level 1) 계층에서의 학습 내용 개선 시 ‘현장 조사 및 중중도 분류’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행 교육과정에서 ‘현장 조사 및 중증도 분류’ 교육에 배정된 시간은 1시간으로 ‘평가용 장비 활용’에 배정된 7시간보다 적지만, AHP 결과상 ‘현장 조사 및 중증도 분류’의 상대적 중요도는 ‘평가용 장비 활용’에 비해서 그 중요성이 높게 평가되었다. 즉 중요도에 비해 교육 시간이 현저히 적게 배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Lee와 Cho[1]의 연구에 따르면 신임 119구급대원을 대상으로 환자 사례별 중증도 분류 지식수준을 평가한 결과 평균 점수는 51.14점으로 중증도 분류에 대한 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hun과 Lee[20]의 연구에서는 현직 119구급대원들을 대상으로 소아 중증도 분류 능력을 평가한 결과 평균 점수는 56.1점이었고, 119구급대원의 82.8%는 소아 환자의 중증도 분류 시행을 어렵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현행 교육과정에서 ‘현장 조사 및 중증도 분류’ 교육이 충분히 강조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119구급대원들의 중증도 분류 능력이 적절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음을 시사할 수 있다.
각 학습 내용(Level 2)의 중요도 순위 또한 현행 교육과정의 교육 시간과 상이하다. 1순위는 ‘활력징후 측정’이 해당하는 반면, 현행 「전문구급대원과정」 총 27시간의 환자평가 교육과정 중 ‘활력징후 측정’을 비롯한 나머지 학습 내용들은 1시간 혹은 그 이하의 시간이 배정되어 있다. 119구급대원들이 1순위로 평가한 활력징후 측정의 중요성은 수많은 선행연구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강조되었다. 일찍이 Gausche[21]는 병원 전 단계에서 이송 중인 환자의 상태가 급속하게 악화되는 경우의 약 절반을 활력징후의 측정을 통해서 식별 가능하다고 하였다. 또한 Schellenberg 등[22]은 이송 시간이 짧은 도시 환경에서는 현장에서 측정된 활력징후와 응급실 초기 활력징후 사이에 상관관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병원 전 단계에서 측정된 활력징후를 통해서 병원 단계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자원과 인력을 예측 가능하다고 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고려할 때 현재의 교육과정에서는 활력징후 측정에 대한 중요성이 충분히 강조되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향후 교육 시간을 조정하여 이를 보다 체계적으로 다룰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학습내용(Level 2)별 교수법은 학습명(Level 1) 계층의 요인별로 다른 결과를 보였다. 대부분의 학습내용에서 시나리오 기반 팀훈련 또는 술기 중심 개별 실습이 교수법으로 적절하다고 평가되었다. 그러나 특정 교수법만을 이용한 교육과정은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선행연구들은 교육내용별로 다른 복수의 교수법 병행을 권장하고 있다. Park[23]은 의료인 대상 교육 시 개별 실습을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하되 개별 실습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개별 실습과 팀 협업을 조화롭게 결합시키는 종합적 훈련이 바람직하다고 하였다. Song[24]은 시뮬레이션 학습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약식 강의(Mini lecture), 술기 연습, 팀별 시뮬레이션 실습을 통합한 체계화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여 교육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학습내용(Level 2) 평가 방법의 대안 요소로 체크리스트를 통한 실기 평가, 자가 평가 보고서, 필기시험을 선정하고 이 요인들 사이의 적절성을 평가하였다. 체크리스트를 통한 실기 평가는 모든 학습 내용에서 1순위로 나타나 가장 적절한 평가 방법으로 평가되었다. 체크리스트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평가 기준을 제공하여 학습자가 학습 내용들을 이해하고 복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25]. AHP 설문조사 결과에서 1순위로 평가된 것은 이러한 이유가 반영된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체크리스트는 특정 항목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학습자의 전반적인 학습 능력, 창의성, 문제해결 능력 등 다양한 측면을 평가하기에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26]. 이 때문에 교육과정에서는 다양한 교수법 및 평가 방법과 도구를 유연하게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는 학습자의 다양한 능력과 성과를 정확히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할 수 있다.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소방 교육기관에서 매년 운영 중인 「전문구급대원과정」을 다루고 있으며, 이는 현행 환자평가 교육과정의 일부를 반영하고 있다. 이전 연구들에서는 일부 환자평가 관련 교육이 병원이나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지만, 이러한 교육은 수탁기관마다 다른 교육내용과 교수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대부분의 교육은 시간이 제한되어 있거나 소수의 지역에서만 일시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현재 연구의 범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교육내용의 분석은 주로 역량 분석에 의존하였으며, 실제 구급대원의 직무 분석은 반영되지 못했다. 따라서 구급대원의 직무내용을 기술하고 필수로 요구되는 기능이나 책무 등에 대한 광범위한 전문가 집단의 연구가 필요하다.
V. 결 론
본 연구에서는 현재 운영 중인 환자평가 교육과정에 대한 NCS 학습 모듈 기반의 교육내용 분석과 AHP 기법을 활용하여 환자평가 관련 교육내용, 교수법, 평가 방법의 중요도 우선순위를 파악하였다. 연구 결과, 환자 상태 평가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특히 현장 조사 및 중중도 분류 교육의 강화가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학습 내용과 교수법, 평가 방법의 적절한 조화가 중요함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따라 환자평가 교육과정 개선을 위해 교육내용 중요도를 반영하여 교육 시간을 조정하고, 새로운 교수법 및 평가 방법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