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 고 찰
본 연구에서는 2000년 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국내 학술지에 발표되었던 응급구조사 연구논문 261편을 수집하여 텍스트 네트워크 분석과 토픽모델링 기법을 활용하여 응급구조사 연구주제 동향을 분석하였다. 학술문헌의 영문초록에서 추출한 키워드를 분석하여 핵심 주제와 의미 구조 연결망, 시간에 따른 연구 흐름의 변화를 살펴보았고, 토픽 모델링을 통해 키워드를 대표하는 8개의 주제를 발견하여 해당 토픽을 명명하였다.
이처럼 텍스트 네트워크 분석과 토픽모델링을 활용해 발견된 분석결과를 토대로 응급구조사 관련 토픽그룹을 분류하고 핵심주제와 의미구조를 명료화하였다. 국내에서 발표된 응급구조사 관련 연구는 2015년부터 응급구조사 관련 연구들이 이전보다 더욱 많이 발표되었다. 특히 ‘한국화재소방학회지’와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에서 응급구조사 관련 연구들이 가장 활발히 발표되었고, 응급구조사 관련 연구의 설계는 조사 연구와 단변량 분석을 활용한 분석방법이 가장 많은 빈도를 보였다. 중심성 분석을 통해 상위 20위 안에 포함된 주요 키워드는 job, paramedic, practice, cpr, experience, hospital, patient, program, ambulance로 나타났다. 토픽 모델링을 통해 발견한 8개의 주제는 patient treatment, various role, performance of duties,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 triage system, job stress, disaster management, education program으로 명명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고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 수집된 토픽 모델링 결과에서 ‘patient treatment’ 주제 키워드에는 paramedic, intubation, manage, ambulance, patient, improved, service였다. 의료 활동 종사자나 기관내삽관, 환자, 관리 등 이는 응급구조사의 주요업무 관련된 단어들이라 할 수 있으며, 시대적 변화에 따라 응급구조사의 역할이 구급차로 환자를 이송하는 것을 넘어서 환자의 관리와 의료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는 범위로 확장된 경향이 있음을 파악하였다. 특히 텍스트 네트워크 분석과 토픽모델링 분석방법을 융합하여 응급구조사 관련하여 가장 핵심적인 주제 영역이 ‘patient treatment’임을 확인하였는데, 이는 응급구조사와 관련된 주된 연구주제는 환자의 치료에 관심이 높았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응급구조사는 정맥주사나 기관내삽관을 포함한 기도확보술 등이 1급 응급구조사의 응급처치범위에 포함되어 있어, 이에 대한 충분한 역량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18]. 최근 들어 응급의료체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면서 응급구조사는 응급환자를 상담하고 구조 및 이송하는 등 환자의 관리뿐 아니라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여 빠른 회복을 돕도록 해야 한다[
19]. 따라서 급변하는 의료 환경과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원하는 환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응급구조사의 응급처치에 대한 전문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도모해야 할 것이다.
둘째, ‘various role’ 주제 키워드에는 paramedic, 119, develop, firefighter, accident, activity 등으로 나타났다. 즉 의료 활동 종사자 관련 키워드에는 119나 소방관, 사고와 관련된 활동 등과 같이 응급구조사의 직군을 대표하는 키워드와 해당 직군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장비나 활동 등의 키워드들이 포함되었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국민의 안전욕구 증가로 인해 환자이송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대상자의 생명을 구하고 병원까지 이송하는 등 복합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119안전센터의 소방대원들은 응급환자의 생존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20]. 응급구조사는 각종 사고의 현장에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환자의 생명을 구해내어 119구급차로 환자를 병원까지 후송하므로, 이러한 점을 토대로 응급사고나 소방관을 대상으로 응급구조사 관련 연구가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셋째, 토픽 그룹 3의 주제는 ‘performance of duties’이며, 주요 키워드는 emergencies, hospital, job, system, patient, service, EMS, care로 나타나, 응급구조사의 직업적 특성에 대한 연구들이 수행됨을 알 수 있다. 응급구조사는 1급 응급구조사와 2급 응급구조사로 분류되며, 1급 응급구조사는 대학에서 응급구조학을 전공하여 자격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한 자로,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대졸을 채용조건으로 하고 있어 1급 응급구조사 위주로 채용하고 있다[
21]. 2급 응급구조사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양성기관에서 343시간의 법정교육시간을 이수하여 국가시험에 합격한 자를 뜻한다[
22]. 이에 응급구조사는 119 구급대와 병원내에서 짧은 시간에 많은 응급환자를 처치 및 케어함으로써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전문 의료진이 없을 때 응급구조사는 환자 개개인의 상태를 파악하여 즉각적인 판단을 내려 응급환자에 대한 질병과 치료, 검사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응급구조사는 사고현장에서 환자를 구하는 것뿐 아니라 의료현장에서 환자의 응급처치도 도맡아 하는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의료현장의 중요한 직군이라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응급구조사의 현장 실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는 이론 교육과 실습 위주의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많은 환자를 돌보는 응급구조사의 역량 강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넷째, 본 연구에서 수집된 토픽 모델링 결과 중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의 주제 키워드는 CPR, survival, manual, quality, cardiac-arrest, paramedic, rhythm이었다. 응급의료는 응급환자의 발생부터 심신상의 중대한 위해로 인한 생명의 위험이 해소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응급환자를 위해 행해지는 모든 응급처치라 할 수 있다. 응급구조사가 시행하는 응급처치의 적절성은 응급환자의 급성기뿐 아니라 예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므로, 응급구조사는 고난도의 특수한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 직군에 해당된다. 특히 심근경색이나 심정지 등 주요 응급질환의 경우 병원 전 응급구조사의 처치 수준과 이송병원의 결정에 의해 환자의 치료경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심폐기능소생법과 같이 응급구조사의 전문적이고 숙련된 처치 기술이 필요하다[
23]. 따라서 병원임상수련, 응급구조사 보수교육, 현장 응급의료종사자 전문화 교육 등을 통해 응급구조사의 전문화와 기술 숙련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이 다각적으로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심정지와 같이 불시에 발생하는 응급상황에 응급구조사가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의료 시물레이션 등의 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triage system’ 주제 키워드에는 patient, hospital, emergencies, treatment, EMS, triage, assess, EMT로 나타났는데, 이는 현 보건의료 트렌드를 보여주는 키워드들로 구성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의료기술 등이 발달되면서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현대 사회는 복잡한 사회 구조로 인해 다양한 사고의 발생 소지가 높다[
7]. 이에 따라 병원 전 단계의 응급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으로,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사고현장에서 응급구조사는 초기 환자평가와 중증도를 분류하여 적절한 처치를 시행해야 하며, 구급대원은 환자를 이송하는 중 환자의 평가를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토대로 안전하고 신속하게 환자를 치료함으로써 적합한 병원으로 이송하여 장비와 의료기술로 환자를 치료하는 응급구조사의 냉철한 판단력과 전문성이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
24]. 특히 사고 초기 응급구조사의 환자 평가와 중증도 분류에 따라 환자의 예후가 달라질 수 있고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에, 학계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기울이고 관련 연구를 수행한 것이라 추론할 수 있다.
여섯째, 토픽 그룹 6의 주제는 ‘job stress’이며, 주요 키워드는 job, 119, rescue, violence, experience, PTS, stress로 나타났다. 응급구조사는 명시된 업무 범위 내에서 이송이나 사고 현장 또는 의료기관 안에서 응급처치 업무 위주로 역할을 수행해야 하지만, 응급의학과 전공의 부족이나 응급실 과밀화 현상 등으로 인해 응급구조사의 업무가 더욱 복잡하게 변하고 있다. 또한 응급구조사들의 경우 각종 사고현장과 대상자의 생명을 구해내야 하는 등 응급상황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므로, 직무에 대한 만족도도 전체적으로 낮았다[
25]. 이에 응급구조사를 대상으로 직무스트레스나 직무만족도 등 직무 관련 요인에 대한 학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해당 주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를 해소하고 적응적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개인의 내면적 힘에 대한 연구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응급구조사의 내면적인 힘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의 개발 및 적용과 더불어 직무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직무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직무 관련 요인의 개선도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더불어 응급구조사의 조직 및 근무환경 개선과 같이 기관 차원에서의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향후 개인과 직무, 기관 차원의 개선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활발히 실시되어 그 효과를 검증한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일곱째, ‘disaster management’의 주제 키워드에 대한 주요 키워드는 firefighter, disaster, disease, response, brigade, develop, information, device였다. 즉 응급구조사를 둘러싼 토픽 주제 키워드는 재난 관리를 위주로 이 개념을 이루는 소방관, 질병, 정보와 관련 장비 등으로 나타났다. 재난이란 호우나 홍수 등과 같은 자연재난과 교통사고와 폭발 등의 사회재난을 포함하여 국민의 재산과 신체, 생명, 국가에 피해를 줄 수 있거나 주는 것으로, 즉 심각하고 갑작스러운 사고를 뜻한다. 재난으로 인해 발생한 재산이나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재난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전문 인력 준비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이 전문 인력에 해당하는 응급구조사는 재난과 같이 갑작스러운 사고에 대응하고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 대상자와 자신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어야 한다[
26]. 특히 응급구조사는 재난으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재난 사고 현장에서의 응급처치와 근거리에 위치한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여야 하며, 이러한 병원 전 응급처치의 성공 여부가 환자의 소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조직이 재난의료지원팀(DMAT;disaster medical assistance team)인데, 의사 1명 이상과 응급구조사 또는 간호사 2명 이상, 행정 보조 인력 1명 이상 등으로 구성된 재난의료지원팀(DMAT)은 재난 발생 시 긴급구호약품과 의료장비를 갖고 기동성 있게 의료지원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27]. 이렇듯 재난의료지원팀의 구성원으로 응급구조사가 포함되어 있기에, 본 토픽 모델링 주제 키워드로 재난 관리가 도출된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응급구조사가 홀로 응급처치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들과 한 팀이 되어 해당 팀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팀 강화 관련 교육이나 모델이 적극적으로 제공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덟째, 토픽 그룹 8의 주제는 ‘education program’이며, 주요 키워드는 education, EMT, program, clinical, perform, job, hospital, practice로 나타났는데, 이는 현장 응급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하여 응급구조사의 전문성과 숙련도를 높이기 위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론된다. 즉 응급구조사는 사고나 구조 현장에서 환자의 구출과 동시에 응급처치를 시행하며, 직업 특성으로 인해 심장마비나 출혈 등을 비롯한 다양한 증상의 응급환자를 자주 목격하는 최초반응자이다[
28]. 이렇듯 응급구조사의 판단과 응급처치능력 등은 응급의료서비스와 직결되므로 이들의 자질 향상을 위해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필요성에 입각하여 학계에서도 응급구조사의 자질이나 역량, 전문성 등을 높이기 위하여 응급구조사를 대상으로 의료 시뮬레이션이나 보수교육, 임상실습교육 등 여러 형태의 교육프로그램을 적용해 그 효과를 알아보는 연구를 실시한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므로 응급구조사가 사고와 의료현장에 건강하게 적응하고 우수한 의료 활동 종사자로 성장 및 발전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들의 적용이 확대되길 제안한다.
이상으로 약 20여 년간의 응급구조사 관련 국내 연구의 동향을 고찰한 결과를 응급구조사 관련 연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응급구조사의 전문성과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적용에 관한 연구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본 연구 결과에 기초하여 개인 및 기관 차원에서 향후 응급구조사의 직무 관련 개인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들도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응급구조사 군에 속하지 않은 예비 응급구조사에 대한 탐색적 연구도 필요하며, 응급구조학을 전공하는 학생이 응급구조사로 성공적인 성장을 위한 멘토십, 팀접근법 등 관련 연구등도 중요한 연구 과제라 할 수 있다.